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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緣)

* 최은의 '연(緣)'은 사람이 살아가면서 맺게 되는 다양한 '인간관계'를 이연, 악연, 절연, 사연, 인연 등으로 그려보고자 한 소설이다. * 프롤로그 늦은 가을의 강바람은 매서웠다. 2년 전 그녀를 뿌리치고 돌아서던 날도 이렇게 추웠었다. 흐르는 강물 위에 서울에서부터 사온 국화 몇 송이를 띄어 보냈다. 하얀 국화는 차디찬 강물 위를 천천히 떠내려갔다. 강물을 따라 어디론가 떠내려갔을 그녀도 이곳에 남아 있을 리가 없었다. 그런 생각이 들자 그는 국화를 던지던 손을 멈췄다. 이 강에 뿌리는 게 아니었다. 아무리 그녀가 생전에 원했었다 해도……그는 그녀를 보낸 2년 동안 계속 해온 후회를 다시 시작했다. 그녀를 떠올리면 온통 후회 할 일 뿐이었다. 아예 강가에 주저앉은 그는 막 흐르기 ..
* 최은의 '연(緣)'은 사람이 살아가면서 맺게 되는 다양한 '인간관계'를 이연, 악연, 절연, 사연, 인연 등으로 그려보고자 한 소설이다.

* 프롤로그

늦은 가을의 강바람은 매서웠다. 2년 전 그녀를 뿌리치고 돌아서던 날도 이렇게 추웠었다. 흐르는 강물 위에 서울에서부터 사온 국화 몇 송이를 띄어 보냈다. 하얀 국화는 차디찬 강물 위를 천천히 떠내려갔다. 강물을 따라 어디론가 떠내려갔을 그녀도 이곳에 남아 있을 리가 없었다. 그런 생각이 들자 그는 국화를 던지던 손을 멈췄다. 이 강에 뿌리는 게 아니었다. 아무리 그녀가 생전에 원했었다 해도……그는 그녀를 보낸 2년 동안 계속 해온 후회를 다시 시작했다. 그녀를 떠올리면 온통 후회 할 일 뿐이었다. 아예 강가에 주저앉은 그는 막 흐르기 시작한 눈물을 닦지 않고 그냥 내버려 두었다. 얼마나 그러고 있었을까? 강가에 어둠이 내려앉고 있었다. 그때 근처 까지 다가온 인기척을 느낀 그가 옆을 바라봤다. 어린 사내 녀석이 강가에 서서 길가에서 딴 듯 보이는 코스모스를 강물에 던지고 있었다. 나름대로 너무 진지해 보여서 그는 말없이 아이를 바라봤다. 가져온 꽃을 전부 강물에 띄어 보내곤 아이는 잠깐 생각에 잠겨 있더니 갑자기 그를 바라봤다.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깊은 눈을 가진 잘생긴 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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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소설은 제 4회 디지털작가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제4회 디지털작가상 입상작

<< 작가의 말 >>

처음 써본 글이라 많이 부족합니다.

사실 제 주변에선 슬픈 영화나 드라마를 보고도 눈물 한 방울 안 흘리는 지독히도 감수성이 없는, 지극히도 현실적인 제가 사랑과 인연을 주제로 하는 로맨스 소설을 썼다는 사실에 어처구니없어 합니다. 디지털 작가상 시상식까지 오셨던 부모님도 제가 연(緣)이라는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쓴 줄 아시니 말 다했지요. 하하! 아마 그런 제가 썼으니 곳곳에 감성의 메마름이 남아 있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더욱 미흡한 글을 읽어주신 독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직도 이 글이 전자책으로 제작되었다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네요. 이 글은 실제 글을 쓰는데 걸린 시간은 한 달도 안 되지만, 기간 상으로는 4년이나 걸린 글입니다. 처음 이 글을 시작한건 2005년입니다. 태어나서 처음 집을 떠나 잠시 혼자만의 시간을 갖게 되었을 때입니다. 그나마 조금 있는 제 감수성이 발휘되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아마도 외로움 덕분이었겠지요. 또, 연(緣)이란 한자에 민감했던 때이기도 했고요. 각각의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인연이 되어 만나 또 다른 사연을 만들어 가기도 하고 이연(異緣)으로 만나 때로는 악연이 되어 버리기도 하는 점이 신기하게 다가왔던 때입니다. 지금은 참 단조로운 삶을 살고 있는 저에게는 그 때가 가장 왕성하게 타인에 대해 관심이 있었던 때이기도 했습니다. 그 후 다시 집으로 돌아와 글을 쓰는 걸 거의 잊고 지내다가 디지털 작가상을 계기로 중간부분부터 다시 시작하여 어렵게 마무리 지을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까지 다듬어 보고자 했지만 더 나빠지는 것 같고 더 어렵게 느껴져 포기했습니다. 능력 부족입니다. 지금도 이런데 세월이 더 흐른 뒤 읽으면 부끄러워 참을 수 없겠지만, 제 지인께서 그것도 그걸로 의의가 있을 거란 말에 탈탈 손을 털었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동안 부족한 부분을 많이 느끼셨겠지만 너그러운 마음으로 책장을 덮으시고 가벼운 마음으로 일상으로 돌아가셔서 좋은 인연을 찾으시길 기원합니다.

마지막으로 저의 소심함을 감안하여 끝까지 비판을 접어두시고 칭찬만으로 용기를 북돋아준 민정언니, 가휘 고맙고, 이 글이 전자책이라는 형태로 세상에 나올 수 있게 도와주신 한국전자출판협회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010년 5월
최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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